▲ Thaingi Ye Htun 미얀마 연방공화국 노동부 차관은 미얀마 정부가 한국으로의 계절 근로자 파견을 확대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한국행 비자 발급이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계절 근로자는 계절적인 특성으로 인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인력이 필요한 농‧어업 분야에서 외국인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는 인력 수요가 짧은 기간에 집중돼 '고용허가제'를 통한 외국인 고용이 어려운 농‧어업 분야에서 최대 8개월까지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이 가능하다.

미얀마 정부는 한국으로의 계절 근로자 파견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한국행 비자 발급이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필리핀·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태국 등 여러 국가의 계절 근로자들이 한국에 입국해 인력이 부족한 농가에 배치되고 있지만, 미얀마 계절 근로자들은 단 한 명도 입국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청년일보는 Thaingi Ye Htun 미얀마 연방공화국 노동부 차관을 만나 자세한 상황을 들어보았다.

◆ "미얀마 계절 근로자, 한국행 비자 발급 문제로 어려움 겪고 있어"

Thaingi Ye Htun 노동부 차관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근로자들은 E-9 비자인 고용허가제와 E-7 비자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를 통해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E-9 비자는 비전문취업비자, E-7 비자는 숙련공 비자를 말한다.

E-9 비자로 입국하려면 미얀마에서 한국어 능력시험을 치러야 하며, 이 시험의 유효기간은 2년이다. 

반면, E-7 비자는 한국 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서 용접공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용접 실력을 테스트하는 기량 검증을 진행한다.

E-9 비자로 입국한 근로자는 기본 체류 기간이 3년이며, 1년 10개월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성실근로자 재입국 특례를 받으면 출국 후 1개월 지나 재취업할 수 있고, 재입국 시 최대 4년 10개월까지 추가로 취업할 수 있어 총 9년 8개월 동안 취업 활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비자를 변경하지 않으면 더 이상 취업이 불가능하다.

Thaingi Ye Htun 노동부 차관은 "현재 미얀마 E-7(용접·도장 등) 근로자 약 150~160여명이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화오션 등 각 기업에서 성실히 일하고 있으며, 기업들이 이에 매우 만족하고 있어 더 많은 미얀마 인력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미얀마인들이지만, 계절 근로자로 한국에 입국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haingi Ye Htun 노동부 차관은 "법무부 장관님을 만나 미얀마 계절 근로자의 입국 문제를 논의했지만, 제한 없이 (한국)입국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렇듯 미얀마 계절 근로자들은 아직 한 명도 입국하지 못한 반면, 필리핀·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태국 등 여러 국가들의 계절 근로자들은 한국에 입국해 경기도·충청도·전라도·경상도 등 인력 부족을 겪는 농가에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 성실히 일하는 미얀마 근로자들..."한국서 더 많은 경험과 성장 꿈꿔"

Thaingi Ye Htun 노동부 차관은 지난 12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고용허가제(Employment permit system·EPS) 20주년 기념 콘퍼런스와 정책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고용허가제를 담당하는 기관, 고용허가제 송출국(17개국) 주한대사, 유관기관, 전문가 등 3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행사에서 한국에 체류 중인 한 미얀마 근로자는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당 표창장은 투철한 사명감과 확고한 직업관을 바탕으로 직무에 충실히 임해 고용허가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수여하는 표창장이다.

Thaingi Ye Htun 노동부 차관은 "이는 고용허가제를 시행하는 17개국 중 불법체류자와 안전 문제가 적고, 고용주들의 만족도가 높은 나라에 수여되는 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렇듯 미얀마인들이 문제없이 일을 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절 근로자의 비자 발급이 어려운 이유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 외에도 Thaingi Ye Htun 노동부 차관은 인터뷰 말미에서 한국이 미얀마인들에 대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주기를 희망했다.

Thaingi Ye Htun 노동부 차관은 "한국에서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미얀마에서는 현재 민간단체, 변호사, 노무사, 보험사 등이 협력해 미얀마 근로자들을 지원하는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그곳에서 한국 생활에 필요한 지식, 문화, 한국어 능력 향상 등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국에서 일하는 미얀마 노동자들이 한국의 근로 환경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얀마인들이 계절 근로자를 통해 한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열어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