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고 사랑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우리 대구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불과 며칠 사이에 확진환자 수가 수백, 수천으로 늘어나고, 병상은 턱없이 부족하여 2천명이 넘는 환자들이 자가에서 대기해야 했고, 병원 치료를 제 때 받지 못해 집에서 돌아가시는 가슴 아픈 순간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단 한 분의 시민이라도 지키고자 사투를 벌였지만, 대구의 힘만으로는 너무나 버거웠던 순간, 대한민국의 하나 된 힘이 대구에 모였습니다.
전국에서 달려와 주신 의료인들은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눈물겨운 사투를 벌였습니다. 경찰과 소방, 군 장병들과 공무원, 자원봉사자들 모두가 하나 되었습니다. 전 국민과 지방정부, 기업에서 ‘대구 힘내라’고 응원해 주시면서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보내주셨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님께서도 대구에 상주하시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힘을 보태 주셨습니다. 이러한 응원에 힘입어 우리 대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당당히 맞설 수 있었습니다.
위기에 강한 대구시민의 DNA는 코로나19 앞에서도 놀라운 저력을 발휘하였습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우리 대구는 사실상 봉쇄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누군가에 의한 봉쇄가 아니라 시민 스스로의 선택이었습니다. 모든 시민들께서 이동을 멈추고, 외출을 자제하면서, 답답한 집 안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감내했습니다. 모든 산업 활동이 마비되고,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도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하루 수백 명씩 확진환자를 쏟아내던 코로나19의 무서운 기세가 조금씩 꺾이기 시작해서, 최근 4일 간은 확진자 수가 연이어 두 자리로 감소했습니다. 대구의 저력과 온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지금 대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결코 안정기가 아닙니다.
분명, 상황은 나아지고 있고, 신천지라는 급한 불은 껐습니다. 그러나 아직 요양시설, 컨텍센터,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집단감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또, 감염경로를 밝힐 수 없는 2차, 3차 감염이 일반시민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구는 신천지라는 눈에 보이는 감염원이 아니라 시민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염원과 싸워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더 힘든 싸움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국면에 대응해서 코로나19의 위기를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해 대구광역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선제적이고 광범위한 방역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첫째,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진단검사 역량을 더욱 강화해서 숨어있는 감염원을 조기에 발굴하여 격리하겠습니다. 고위험군에 대해 이동검체를 통한 선제적 진단검사를 전면적으로 확대 실시하겠습니다.
둘째,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감염예방 조치를 더욱 철저히 하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방역 사각지대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와상환자와 중증장애인 환자들을 위한 별도의 병상도 설치・운영하겠습니다.
셋째, 지금까지 실시한 5만5천 건 이상의 진단검사에도 불구하고, 발열, 오한, 기침・가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시민들께서는 출근과 외출을 하지 마시고, 빠른 시간 내 질병관리본부(1339)나 가까운 보건소에 전화하셔서 안내를 받은 후 진단검사를 받아 주십시오. 기업들도 증상이 있는 직원들이 부담 없이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해 주시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유연근무와 재택근무 등을 적극 도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대구사회서비스원을 통해 어린이와 어르신들을 위한 돌봄지원 체계를 촘촘히 짜고, 정신건강과 심리상담, 생활불편 해소대책도 만들겠습니다.
아직은 대구 전역이 위험 지역이고,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민 여러분의 자율통제와 생활수칙 준수가 최고의 방역대책입니다.
이에 저는 오늘, 시민 여러분께 ‘코로나19 종식, 328 대구운동’을 제안합니다.
한 달 가까이 겪어온 고통을 2주 더 감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는 저의 마음도 안타깝고 송구스럽지만, 이번 사태를 조기에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압축적인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오늘부터 3월 28일까지 2주간 모든 방역 역량을 집중하고, 시민이동을 최소화해 대구에서 발생하는 환자를 한 자리 수 이하로 만들어 코로나19 상황이 방역대책의 통제 하에 있는 「확실한 안정기」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방역대책의 목표와 희망을 담아 시민 여러분께 간절히 호소 드립니다.
첫째, 외출과 이동을 최소화하고, 모임과 집회를 중단하는 자율통제를 더욱 강화해 주십시오. 종교행사 외에도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 밀집하는 실내 영업장 운영을 3월 28일까지 중단해 주십시오.
둘째, 손 씻기와 2m 거리 두기, 각자 덜어먹고・대화는 줄이며・상대방과 간격을 넓게 앉는 코로나19 식사예절 등 개인위생수칙을 더욱 철저히 준수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셋째, 발열, 오한, 기침・가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있는 시민들께서는 출근과 외출을 하지 마시고, 집에서 경과를 지켜보신 후, 증상이 심해질 경우, 질병관리본부(1339)나 가까운 보건소에 전화하셔서 안내를 받아 주십시오. 기업들도 증상이 있는 직원들이 부담 없이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해 주시고,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유연근무와 재택근무 등을 적극 도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확진환자에서 완치되었거나 밀접 접촉자로 자가격리 중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해제 된 분들에게도 주의를 당부드립니다. 자가격리 해제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스스로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해 주십시오.
다섯째, 코로나19가 대한민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솔선수범하여 대구 밖으로의 이동을 자제해 주십시오. 대구사람을 경계하는 따가운 시선이 가슴 아프지만, 우리가 늘 그랬듯이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대구 안에서 이겨냅시다.
저와 대구시는 비상한 수단으로 시민 여러분의 고통과 아픔을 덜어드리고, 황폐화된 대구 경제를 조기에 회생시킬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습니다.
중앙정부에 요청한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긴급생계자금 지원과는 별개로, 올해 편성된 대구시 예산을 과감하게 구조조정 하여, 긴급 경제지원 예산을 만들겠습니다.
행사비와 홍보비 등 과감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780억원, 신청사건립기금 등 각종 기금 630억원, 순세계잉여금 및 예비비 480억원과, 여기에 국민성금을 더한 2천억원 이상의 긴급생계자금과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생존자금을 우선 지원하겠습니다.
아울러,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국세 감면과 더불어 주민세, 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추진하겠습니다.
이 모든 사항을 빠른 시간 내에 대구광역시의회와 협의해서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일상으로의 복귀와 경제회생을 위한 붐업 계획도 착실히 준비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압축고통, 압축회복으로 이 전쟁에서 승리합시다. 대구의 자랑스러운 정신으로, 시민적 연대와 협력으로 이겨냅시다. 잔인한 3월을 이겨내면, 희망찬 4월의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구시민 여러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PBS중앙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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